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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3. 5. 8. 15:10

"너 존나 미쳤어요?"


레이가 바닥을 뒹굴어 다니는 술병을 발로 치우며 기가 차다는 듯이 말했다. 큰 소리에 속이 울렁거렸다. 천장이 내장과 함께 요동치는 걸 보고있으려니 뜻없이 웃음이 비져나왔다.


"진짜 미쳤구나. 술에 약에 안 하는게 없네요."


올려다보이는 레이의 얼굴이 일그러져보이는 것은 약때문일까. 날카롭게 화가난 목소리와 달리 레이는 금방이라도 울 듯 구겨진 얼굴이었다. 안 된다, 레이. 울지마라.


"지랄마요. 안 울어. 내가 왜 울어? 니가 뒤져도 안 울거니까 신경꺼요."


말하는 꼴하고는... 


머리가 윙윙 울려 눈을 감고 있으려니 얼굴 위로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졌다. 지난 봄에 지붕 고쳤던 기억이 얼핏 나지만 진짜 기억인지, 약에 취해 어떠올린 가짜인지 알 수가 없었다. 내가 언제부터 약했더라... 


레이 부탁 하나만 해도 되겠냐


"뭔데요"


우산 좀 가져다줄래? 비가 새는데, 고치러 올라갈 수가 없다.


"... ..."


레이?


"알았어요."


바닥을 밟는 신발 소리가 들리더니 눈꺼플 위로 알록달록한 그림자가 드리워졌다. 레이와 소나기를 만났던 날 레이가 사왔던 우산이다. 색색깔 무늬가 앙증맞아서 신발장에 넣어두고 잊고 있었는데... 다시 한 방울 두 방울 빗방울과 우산이 투둑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. 


"날씨가 좋아요. 비 그치면 우리 빨래할래요? 너 옷에서 썩은내나요"


그래? 여우비가 내리는가 보구나. 그러자. 빨래도 하고, 마당에 널기도 하고.


"응"


그래, 얼른 비가 그쳐야 할텐데.


"응"


레이


"...응"


울지마라.


"너도요"


그래




***


와 이렇게 민망할 때가.... 팀블로그 잠깐 깜박했다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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